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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은 30일 오후 KIA 구단측과 만났다. 에이전트와 함께 양현종이 직접 참석했고 조계현 단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양현종은 “해외 진출에 계속 도전하겠다”고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전달했다. 최종적으로 자신의 결정을 예의를 갖춰 확실히 전달하고 무엇보다 구단에 미안한 마음을 충분히 전달하기 위해 직접 참석했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가 돼 해외 진출 도전에 나섰고 KIA 구단은 협상 개시를 보류한 채 기다려왔다. 메이저리그 FA 시장이 워낙 느리게 움직이자 양현종은 1월20일까지만 미국 구단과 협상하기로 했고, 그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던 KIA 구단은 일주일 먼저 움직여 지난 14일과 19일에 양현종과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특히 19일에는 낮부터 밤까지 마라톤 협상을 가졌고 잔류시를 대비해 대략적인 합의를 해두었다. 2월1일 시작하는 스프링캠프까지 시간을 아끼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양현종은 인생에서 마지막이 될 해외 진출의 꿈을 도저히 접지 못했다. 30일까지로 한 번 더 협상기한을 미루면서 구단의 양해를 얻었던 양현종은 깊은 고민 끝에 KIA와 협상을 접고 해외 진출을 이어가기로 했다. 시즌 준비를 해야 하는 KIA 입장에서도 양현종과 더 협상을 이어갈 수는 없다. 이에 따라 양현종의 올시즌 KIA 잔류 협상은 종료됐다.
양현종은 이날 면담을 마친 뒤 “구단이 지금까지 기다려주신 것에 정말 감사하다. 고민을 많이 했고 정말 죄송한 마음이 크지만 한 번만 더 도전해보고 싶어 어렵게 결정하고 말씀드렸다.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메이저리그의 꿈을 위해 계속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구단과 면담을 마친 뒤에는 맷 윌리엄스 감독을 찾아 따로 마지막 인사를 했다. 야구장에 나와있던 선수들과도 작별인사를 했다.
양현종은 2014년 시즌 뒤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해외 진출에 처음 도전했지만 포스팅 금액이 적어 KIA 구단의 최종 허가를 받지 못해 한국에 남았다. 2016년 시즌 뒤에는 역시 해외 진출에 도전했고 일본 구단으로부터 좋은 대우를 제시받았지만 가족과 상의한 끝에 국내에 남았다. 당시 최전성기로 향하고 있어 주가가 치솟았던 시점이지만 “다른 팀에는 가지 않고 KIA에 남겠다”고 선언할 정도로 KIA에 대한 애정이 강한 선수다. 외부 FA였던 최형우와 4년 100억원 계약을 먼저 한 구단 사정을 감안해 1년짜리 계약을 맺으면서까지 KIA에 남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말 마지막 기회라는 판단에 끝까지 해외 진출에 대한 마음을 접지 못한 끝에 어렵게 결단을 내렸다.
KIA 구단은 선수의 뜻을 존중하고 양현종을 보내주며 메이저리그 진출을 응원하기로 했다. 이로써 KIA는 양현종이 풀타임 선발로 뛰기 시작한 2009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선발 양현종’ 없이 올시즌을 치르게 됐다.
KIA는 애초에 양현종의 해외 진출 의지가 워낙 강했기에 ‘반드시 잡는다’는 방침을 세우고서도 양현종 없는 시즌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해왔다. 다만 전력적인 대비는 하지 못한 상태다. 현실적으로 미국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국내 잔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왔다. 조계현 KIA 단장은 30일까지 양현종을 기다리기로 하면서도 “잔류하게 되면 30일에 바로 계약서에 사인을 받아내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그러나 양현종의 의지는 KIA 구단이 생각한 것 이상이었다. 현재 구체적인 제안을 확보하지는 않은 상태임에도 마지막 진출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양현종의 의지는 매우 강하다.
양현종은 국내에 남을 경우 리그 에이스로서 위치와 함께 안정적인 계약도 보장돼있다. KIA와 4년 계약서에 사인하면 진로에 대한 더이상 고민 없이 편하게 자신의 성적에만 집중할 수 있다. 그러나 양현종은 거친 길을 택했다. 야구선수가 된 뒤 인생의 꿈이었던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꼭 던지고 싶기 때문이다. 마지막 기회이기에 더 이상 놓치고 싶지 않은 양현종은 인생에서 가장 큰 기로에서 어렵게 선택했고 이제 가장 힘든 여정을 향해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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